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한 걸음 달아났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기록하여 구단 내외적으로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았던 맨유는 17일 홈구장 올드 트레포드에서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노리치전에서 호날두의 해트트릭으로 3-2로 승리를 거두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위한 4위 싸움의 경쟁팀인 아스널, 토트넘이 이번 라운드에서 모두 패하면서 4위 싸움의 행방은 알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랑닉 감독이 노리치전에 출전시킨 라인업을 보면 선수 구성이 상당히 공격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리치가 리그에서 최하위에 랭크되어 있는 팀이고, 맨유 입장에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평소보다 좀 더 공격적인 라인업이 나왔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루크 쇼, 바란, 맥토미니와 같은 핵심 자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이기 때문에 선수 기용의 폭이 제한적인 요소가 많았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우선 골키퍼에는 맨유의 영원한 수호신인 데 헤아가 출전했고, 수비진은 텔레스 - 매과이어 - 린델뢰프 - 달롯이 자리했다. 중원에는 린가드 - 포그바 - 브루노 페르난데스, 공격에는 산초 - 호날두 - 엘랑가로 구성되었다.
선발 라인업을 보면 중원에서 수비 역할을 해줄 수 있는 3선 미드필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린가드와 포그바, 브루노 모두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선수들이라 수비적으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나온 중원의 구성이었다.
노리치는 최후방에 팀 크롤이 지켰고, 수비진에 지안눌리스 - 깁슨 - 헨리 - 바이람이 포진했다. 3선에는 노르만과 맥린, 2선에는 라시차, 리스 멜로, 도웰이 나왔고, 최전방에는 푸키가 출격했다.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맨유의 수비는 예상했던대로 불안하였다. 전반 2분에 비어있는 맨유의 중원에서 노리치 선수가 찔러준 쓰루패스가 맨유 수비진을 관통하여 푸키쪽으로 연결되었고, 슈팅까지 이어졌지만 데 헤아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맨유는 곧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전반 6분에 엘랑가가 측면에서 노리치 수비진에게 저돌적인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하여 지체하지 않고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호날두가 손쉽게 선제골을 작렬시켰다. 득점 후 세리머니 과정에서 엘랑가가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같이 따라한 장면이 익살스러운 장면이었다.
분위기를 잡은 맨유는 계속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전반 9분에 엘랑가가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린가드에게 슬쩍 패스를 내어줬고, 린가드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였지만 빗나갔다. 전반 20분에는 린가드와 엘랑가의 연계 플레이로 산초까지 연결이 되었고, 산초가 수비 한 명을 제친채로 정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전반 31분에 맨유의 코너킥 상황에서 호날두가 런닝 점프를 활용한 뛰어난 헤더 기술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다. 스코어는 2-0 맨유가 앞서간다. 이대로 전반전이 끝나는 줄 알았지만 전반 45분에 일이 터진다. 푸키가 오른쪽 측면을 완벽하게 침투하여 수비를 따돌린 뒤에 올려준 크로스를 도웰이 깔끔하게 헤더로 만회골을 넣으면서 스코어는 2-1이 되었고 전반전이 마무리된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맨유의 공격이 나왔다. 후반 1분에 호날두가 린가드와의 2대1 패스 플레이를 통해 슈팅을 시도하였지만 힘이 실리지 못했다. 후반 6분에 경기가 불타오르는 상황이 생긴다. 도웰이 찔러준 패스가 또 다시 맨유 수비진을 관통했고, 푸키는 골 결정력을 살린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데 헤아를 뚫어내면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스코어는 2-2가 되었다.
후반 10분에 맨유는 다시 위기를 맞는다. 노리치의 후방에서 넣어준 롱패스가 하프 라인쪽에 위치한 리스 멜로에게 정확히 연결되면서 역습이 시작되는데, 맨유의 수비 숫자가 부족한 상태였다. 리스 멜로는 곧바로 반대쪽에 있는 푸키에게 롱패스를 찔러주었고 헤딩으로 떨궈준 볼이 달려들어오던 라시차에게 연결되었다. 라시차는 공의 흐름을 살리면서 맨유의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때렸는데 가까스로 데 헤아가 막아냈다. 이 장면은 실점이나 다름없는 순간이었다.
후반 15분에는 맨유의 코너킥 상황에서 호날두의 강력한 헤더가 나왔지만 팀 크롤의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쉽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랑닉 감독은 맨유가 수비적으로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후반 20분에 린가드를 빼고 마티치를 투입하는 선택을 한다. 이후로 후반 30분까지 2-2 동점 상황이 계속되자 랑닉은 텔레스와 포그바를 대신해서 래쉬포드와 마타를 투입시키는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상황에서 엘랑가가 텔레스를 대신하여 풀백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딘 스미스 감독은 도웰과 맥린을 대신해 프와헤타와 길모어를 투입시키며 균형을 유지시키는 교체를 하였다.
후반 30분에 엘랑가가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어내었다. 키커는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비장한 자세로 숨을 크게 들어마신 뒤 킥을 준비했다. 긴장되는 상황에서 팬들은 고요해졌다. 그 순간 호날두는 과감하게 오른발 무회전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팀 크롤의 손과 골대를 뚫어내면서 골이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프리미어리그에서의 프리킥 골이 터진 호날두는 동료들과 함께 포효했다. 그리고 흥이 오른 관중들에게 제스처로 기쁨의 메시지를 보냈다. 스코어는 3-2로 맨유가 앞서가게 되었다. 그 후로 노리치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맨유는 짜릿한 승리를 맛보게 되었고 아스널을 제치고 리그 5위를 탈환하게 되었다.
호날두의 '원맨쇼' 에 가까운 활약으로 맨유는 최근 부진한 흐름을 끊어내는 데에 성공하였다. 주전 선수들이 이탈한 상태에서 가져온 승리는 값지다고 할 수 있다. 2002년생 윈더 키드인 엘랑가의 활약을 빼놓을 수는 없다. 엘랑가는 공격 상황에서 적극적인 드리블과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로 순도 높은 공격 찬스를 자주 만들어냈고, 풀백 역할을 수행 할때도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수비 커버를 보여주었다. 린가드도 오랜만에 선발 출전하여 공격에 활약을 불어 넣어주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수비에서의 문제점은 여전히 드러났다. 맨유 수비진들은 상대 선수의 킬 패스가 들어올 때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뒷 공간을 쉽게 노출해버리는 상황이 여러 번 발생했고, 이는 실점과도 연관이 되었다. 루크 쇼와 바란의 부재가 크게 느껴질 수 있는 경기였다. 매과이어의 순발력이 뒤쳐져서 수비시에 상대 선수를 따라가지 못할 때 커버 해주는 선수가 딱히 보이지 않았다.
3선에서 포백을 보호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어 중원이 텅 비어버리는 문제점도 발생했다. 포그바가 원 볼란테 역할을 수행했지만 수비시에 적극적으로 붙어주지 않았고 노리치 선수들이 쉽게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놔둬버리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다.
맨유는 앞으로의 리그 일정에서 리버풀과 아스널을 차례대로 상대하게 된다. 특히나 아스널과의 경기는 승점 6점짜리 경기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중요한 경기이다. 맨유 입장에서는 루크 쇼, 바란, 맥토미니가 빨리 복귀하길 간절히 바랄 것 같다. 향후 일정이 순탄치 않은 맨유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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